11월의 독서 📖 ; 첫사랑의 침공, 지꾸 끝의 온실, 아홉수 가위 등
2024. 12. 24.

 

 

 

 

 

 

 

11월은 정말 열심히 책을 읽었어요!!!

레쭈고 해볼께요~🎵

 

 

 

 


 

 

권혁일 「첫사랑의 침공」

 

완독!

★★★☆☆

 

 

 

이 책도 지은이 추천이었어요!!

영풍문고 갔다가 홀리듯이 집어왔읍니다..

 

 

근데 안전가옥 시리즈들... 너무 좋아😍

 

 

네가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구요

제가 제일 좋아한 단편은 「세상 모든 노랑」과 「광화문 삼거리에서 북극에 가려면」

이렇게 두가지 단편이었어요

 

 

 

02. 세상 모든 노랑

노란색을 보지 못하는 미술가 영 앞에 나타난 노란색의 신 랑,

랑과 닿아있는 순간 영은 평생 보지 못한 노란색을 볼수 있게 되고,

영은 매번 신들의 세계에서 하위권에만 있던 랑을 도우며 함께 하게 된다.

하지만 랑은 영원히 영의 곁에 있을 수 없음을 서로가 깨닫게 되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말 끔찍하게 싫었는데, 이제는 이해가 돼. 이렇게 날 기쁘게 하려고 20년도 넘게 나를 괴롭혔나 봐. 이야기 속에서 저주에 걸렸던 주인공들은 결국 나중에 그 누구보다도 행복해지잖아. 랑이 나에게 그런 행복을 선물해 준 거야. 고마워, 랑은 최고의 신이야.”

 

 

 

“이제야 깨달았어. 현실의 인간은 견뎌야 해. 견디고 살아가야 해. 그게 인간이야. 나 그냥 지금이라도 다시 노란색을 잊고 살래. 어떻게든 노란색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래. 안 그래도 랑한테 곧 말하려고 했어. 이제 우리 그만 만나. 노란색은 내 삶에 어울리지 않아. 처음부터 맞지 않는 거였어.”

 

 

 

"예룬, 인간에게 필요한 건 최고의 신이 아니야. 곁에 함께 있어 줄 존재가 필요한 거지.
최고의 신이라도 그 역할을 해 줄 수는 없어.”

 

 

 

수현에게 제법 잘 어울리는 카디건이었다. 봄이니까 기분 낸 노랑. 영은 마음속으로 그런 이름을 붙여 주었다. 여전히 노란색을 보지 못하지만, 이 세상에 노란색이 존재한다는 걸 분명히 느낄 수 있다. 언제든 기억해 낼 수 있다. 세상 모든 노랑이 피어나는 봄이었다.

 

 

 

근데 이외에도 책의 제목과 같은 「첫사랑의 침공」이라던지,,

「하와이안 오징어볶음」도 너무 즐겁게 읽었답니다!!! 

 

 

첫사랑의 침공: 망사랑의 대표주자, 어느날 첫사랑이 지구를 침략하러 왔다?

하와이안 오징어볶음: 오징어볶음이 뭐라고 떠나지도 못하고....

 

 


 

 

한강 「희랍어 시간」

 

완독!

★★★☆☆

 

 

이번 독서모임의 책이었습니다~

정말... 정말... 안읽혀서 고생했어요..... 

겨우겨우 읽긴 했지만!!

내용을 따라 가는게 아닌 글자를 따라가듯이 읽은 것 같아 속상했어요 

 

 

 

더상 그녀는 언어로 생각하지 않았다. 언어 없이 움직였고 언어 없이 이해했다. 말을 배우기 전, 아니, 생명을 얻기 전 같은, 뭉클뭉클한 솜처럼 시간의 흐름을 빨아들이는 침묵이 안팎으로 그녀의 몸을 에워쌌다.

 

 

 

 

우선... 언어로 생각하지 않는다는게 뭔지 모르겠는거에요

당연함. 언어없이 살아본적은 아마 갓난아기 시절말고 없을거에요

아무리 상상해보려고 해도,,,,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거죠.....

(그래서 모우어 단편집 중 '모우어'가 어려웠어요... 이입이 쉽지 않았달까)

 

 

 

그녀는 공간을 차지하는것을 싫어했다. 누구나 꼭 자신의 몸의 부피만큼 물리적인 공간을 점유할 수 있지만, 목소리는 훨씬 넓게 퍼진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넓게 퍼뜨리고 싶지 않았다.

 

 

 

 

책의 순기능은 이런거라고 생각해요

알고 있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글로 읽으면서 머릿속에 그려보는걸 할 수 있다는 것?

정말 우리는 몸이 차지하는 공간보다 내 몸에서 빠져나가는 소리가 차지하는 공간이 크더라고요

우렁찬 목소리로 온갖 공간을 차지하고 다녔을 제 모습이 떠오르면서....

약간 부끄러워지기도 한 것 같아요

 

 

 

어머니는 무서운 분이었어요. 누구 내 시력에 대해 놀리는 걸 용납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그때 여동생은 진심으로 다행스러웠던 거예요. 아버지의 가까운 미래와 오빠의 먼 미래가, 생각만큼 끔찍하지 않을 거라는 걸 막 깨달았던 거지요. 그를 이해하기엔 어머니가 너무 진지했지요.

 

 

 

그리고 별개로!!

이 부분의 여동생이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다정해서 마음이 따뜻해진거에요

눈이 서서히 보이지 않게 된 오빠를 안타까워하면서도

완전히 암흑처럼 어둡게 보이는게 아닌 뿌옇고 흐리게 세상을 바라보게 될 거라는 걸 알았을때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오빠의 미래를 추측하며 바라볼때,

가족이 미래에 어둠 그 자체에서 살지 않아도 되는 부분을 떠올리면서 얼마나 다행스러웠을까요

 

 

 

 

 

 


 

 

김초엽 「지구 끝의 온실」

 

완독!

★★★

 

 

새로운 독서모임을 결성했는데 말이죠

매번 새로운 독서모임이라고 하기 귀찮네요 

뉴모임이라고 할게요 

 

 

아무튼 뉴모임의 두번째 책입니다!

생각해보니까 집에 지끝온을 사둔 게 떠오른거 있죠??

구매하게 된 이유도 너무 어이가 없었어요

22년도 쯤 무슨 기념으로 한정판 리커버가 나왔는데

정말 예쁜 초록색 양장커버인거에요....

어떻게 안사지?!?!? 하고 구매해둔걸 그대로 묵혀두었답니다

깔깔

 

 

이전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도전해보고싶었는데

제게는 너무 높은 과학의 장벽이 있어서.....

미루고 있었단 말이죠,,,,

하지만 좋은 기회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but

여전히 진입장벽은 높더라구요....

진짜 독서모임 아니었다면 못읽었을것 같다... 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펼치고 한장한장 넘어가면서 너무너무 흥미진진해서 즐겁게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1부 모스바나는 특이 식물 모스바나를 만나게 된 식물학자 아영의 시점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해월에 잔뜩 번식하기 시작하는 모스바나를 시작으로

초록을 따라 본인의 과거 기억부터 차근차근 출발하죠,

다른것보다 아영이 과거를 떠올리는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았어요

 

 

할머니는 타운의 어른들이 위선자라고 말했지만, 어른들만 그런 건 아니에요. 아이들도 다 조금씩 비겁하거든요. 여기 아이들은 제가 내년이면 여길 떠난다는 걸 알아서 저를 더 쉽게 괴롭혀요. 도와주는 애들도 없고요. 정작 그러면서 타운 어른들에 대한 비난은 잘 거들죠. 그래서 전 사람은 누구나, 모두 엉망진창이라고 생각했어요. 자기 위치에 따라 좋은 사람인 척할 뿐이라고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니?”
“아뇨. 지금은 아니에요. 생각해보면 저는 그냥 그애들이 미운 거지, 모든 사람들이 다 미운 건 아니었어요. 그래서 세상이 다 끝나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이제 안 해요. 그애들이 지금도 싫지만요.

 

 

 

곧 이곳을 떠나버리기 때문에 소외받던 아영과, 괴짜나 다름없던 이희수씨

둘의 대화가 여러모로 인상깊게 마음에 들어오는 것 같아요

 

 

 

 

2부 프림 빌리지는 아영이 모스바나의 흔적을 따라가다가 발견한 나오미의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그녀가 과거 더스트 시대에서 살아남기위해 언니 아마라와 고군분투하고

겨우 낙원이라 생각했던 프림 빌리지에 다다르고,

그 프림 빌리지마저 잃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적어도 우리 자매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판단은 절반 정도만 옳았다. 더스트는 우리를 죽이지 않는다. 아마라도 그 망할 실험을 당하기 전까지는 괜찮았다. 대신 다른 것들이 우리를 죽이려고 달려들었다. 더스트가 아닌, 그 밖의 모든 것들이.

 

 

이 부분은... 아포칼립스 세계에 떨어진것만 같아서 흥미진진 하다가도

나오미와 아마라의 모습을 상상하면 슬퍼지기도 했어요

정체를 알수 없는 존재로 인해 멸망해가는 세계에서,

나를 위협하는 것이 그 '정체불명의 존재'가 아니라 같은 '사람들'이라는건 

얼마나 공포스럽고 절망스러운 마음이었을까요

(나중에 알았는데 이들이 어린 나이여서 더 마음이 안좋았어요)

 

 

"돔을 없애는 거야. 그냥 모두가 밖에서 살아가게 하는 거지. 불완전한 채로. 그럼 그게 진짜 대안인가?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 똑같은 문제가 다시 생길 거야.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수는 없어. 뭔가를 해야 해. 현상 유지란 없어. 예정된 종말뿐이지. 말도 안 되는 일을 계속해서 벌이는 것 자체가 우리를 그나마 나은 곳으로 이동시키는 거야.”

 

 

 

“지금부터는 실험을 해야 해. 내가 가르쳐준 것, 그리고 우리가 마을에서 해온 것들을 기억해. 이번에는 우리가 가는 곳 전부가 이 숲이고 온실인 거야. 돔 안이 아니라 바깥을 바꾸는 거야. 최대한 멀리 가. 가서 또다른 프림 빌리지를 만들어. 알겠지?”

 

 

 

 

3부 지구 끝의 온실은 이 모든 이야기의 끝을 향해 달려나가요

다시 1부에서 보았던 아영이 나오면서 이 모든 사실들을 알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서기 시작하죠.

 

 

 

 

돔 시티 안팎을 돌아다니며 지수가 도달한 결론은, 인간은 유지되어야 할, 가치 있는 종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인간은 과연 이 지구에서 살아가면서

이득이 되는 존재일까요? 아니면 해가 되는 존재일까요?

저는 후자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대부분 그렇겠지만요) 

 

그러던 중에 이런 생각을 책 안에서도, 작가의 말에서도 어느정도 발견한것 같아서 기분이 묘했어요

 

 

 

“우리만이 아니었군요. 모두가 잊지 않았어요.”
“맞아요. 당신들이 약속을 지켰고, 세계를 구한 거예요.”

 

 

그럼에도 정말 좋았던 문장은 이런거였어요

살기위해 프림 빌리지에서 흩어져 나온 사람들이 모스바나를 퍼뜨리자는 약속을 잊지 않았고,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이 지구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희망을 얻게된것.

그리고 누군가는 그들의 행동이 세계를 구했다는 사실을 알아주려고 한다는 것

이 모든게 너무 좋아서 감동의 눈물이 날것만 같았어요...

 

 

 


 

 

서동욱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읽는 중~

★★★☆☆

 

 

...우연히 스마트도서관에서 궁금했던 책을 발견해서 빌려보았습니다!

but. 너무 어려웠어요.......

도저히 빌린 기간 내에 읽을 자신이 없어서 우선 반납하고 독서 중단한 상태에요....

 

 

우리는 성급하다. 그래서 남이 찾은 답안을 빌려서 빨리 사용해보려는 유혹을 떨치지 못한다. 성공적인 사업의 해답, 공부의 해답을 찾아 이리저리 몰려다닌다. 그런데 남들이 찾아낸 해답이 자기 자신에게도 꼭 맞던가? 얼마간 참고는 될지 몰라도 결코 자신을 위한 해답은 되지 못할 것이다. 왜 그런가? 해답이란 그 해답을 얻어낸 질문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으며, 따라서 활짝 핀 꽃송이를 꺾어 가지듯 해답만을 똑따낼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해답이란 문제로부터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과이다.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가 해답의 범위와 성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는 각자가 앓는 저만의 질병처럼 각자의 삶으로부터만 피어오른다.

 

 

 

이 문장은 너무 제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아서.... 뜨끔 하기도 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반복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 깊어 몇몇 구절을 가져와봤어요

 

반복은 우리가 살아가는 근본적인 방식이다. 불쾌한 것을 피하고 쾌락을 좇는 우리의 성향을 배신하는 우리의 놀라운 점 가운데 하나는, 나쁜 일을 겪으면 잊지보다는 맛난 먹이처럼 되새김질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악몽을 반복해서 꾸며, 한밤중 이불킥을 하면서 낮의 실수를 계속 반추한다. 프로이트가 <쾌락원칙을 넘어서>에서 적절히 분석했듯, 이는 우리에게 침투한 자극을 어떻게든 해소하기 위한 행위다.

 

 

과거란 먼지 쓴 유물처럼 사망한 채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다시 시작함을 통해 현재에 반복된다. 과거를 다시 시작하는 일을 통해 비로소 인간은 오늘을 위한 역사를 만든다.

 

 

 

 

 

또 자기 기만에 관련된 문장들도 너무 좋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나는 어쩔 수 없었어’, ‘이 사태에 대해 나는 책임이 없어’라고 핑계 대는 것이 자기기만이다. 이것이 기만인 까닭은, 근본적으로 자신의 선택에서 기인하는 것인데도 자신은 그에 대해 수동적이라고 스스로에게 거짓 변명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사회를 절망에 빠트리는, 불의가 정의를 이기는 많은 상황들은 바로 이런 자기기만에서 생겨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직장에서, 이런저런 크고 작은 공동체에서, 정치의 영역에서 불의를 목격하고, 또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는 음모를 목격하기도 한다. 이런 일들이 명백히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을 양심이 알려줄 때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가? 정의에 헌신하는가?

 

 

이 문장은 한창 시끄러운 요즘 세상과도 잘 어울리는 내용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미루고 미뤄서 이 블로그를 쓰다보니 이런 상황도 오네요

 

 

우리가 언제나 정의로운 선택을 하기 힘들다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내 행동의 결과가 문제가 되리라는걸 알아차리고,

알아차렸을때 회복하기 위해 되돌리는 행위 또한 필요할것 같아요.

 

 


 

천선란 「모우어」

 

 

읽는 중~

★★★

 

하....

나왔읍니다....

너무나도 사랑하는 천선란 작가님의 신작이 말이에요....

냅다 교보문고 달려가서 사왔고요,

읽던것들 마치자마자 바로 펼쳤답니다ㅎㅎ

 

 

좋았던 단편들을 가져와볼게요!!

 

 

얼지 않는 호수

 

사실 이번 단편집은 조금.... 저에게는 어려웠어요

그런데도 좋았던 문장은 왜이리 많은지.... 

 

"거봐요! 그럼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사람들은 이야기를 들으면 행복해지거든요. 행복한 사람은 마음이 따뜻해져요. 몸도요! 사람이 따뜻해지면 지구의 기온도 올라가지 않을까요? 그럼 빙하도 녹겠죠. 그렇게 다시 봄이 올 거예요."

 

 

그리고 그렇게 좋았던 문장 중 하나를 꼽으라면,

얼지 않는 호수에 나온 이 문장을 고를 거예요.

사소한 것이 세상을 바꾸고, 따스함을 가져오고, 차가운 이 세상을 녹일거라는 희망을 외치는게

너무나도 좋았어요!

 

 

 

모우어

느껴. 언어가 되는 순간 감정은 단순하고 납작해져. 자연과 우리는 분리되고, 우리는 또 모든 것에 이름을 붙이고, 규정하고, 구분하려 들겠지. 우리는 한계에 부딪힐 거야.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게 돼. 쉽게 왜곡되고 무너져.

 

 

 

모우어도.... 일단 언어 없이 소통한다는 개념 자체를 상상하기 너무 힘들었어요

나는 생각조차도 언어로 하는데..(물론 그걸 실체화된 언어로 잘 표현을 하지 못할뿐이죠)

 

 

 

너머의 아이들

어른이 우리를 죽음으로 몰았고, 고통스럽게 했고, 서글프게 했고, 굶주리게 했고, 두려워하게 했고, 허무하게, 허망하게, 허탈하게, 체념하고 실의에 빠지게 하고 낙담하고 비관하게 만들었지만 우리는 언제고 그들이 용서를 구하면 기꺼이 그렇게 해줄 수 있다.

 

 

 


 

 

범유진 「아홉수 가위」

 

완독!

★★★

 

 

 

우선 감개,배곰마의 추천으로!!

갑작스레 궁금해진 책이었답니다~~ 

그런데... 너무 좋았어요

이유가 뭐지. 라고 얘기하면 잘 모르겠는데...

정말 좋았어요!! 

 

 

아주 작은 날갯짓을 너에게 줄게

날개가 뽑힌 여자는 힘을 잃어버려. 날개를 가진 아이를 낳을 수도 없지. 컨트롤 가능한 정도의 힘을 가진 여자들만이 날개를 뽑히지 않았어. 참 이상하지. 긴 세월 동안 그런 일이 반복되면, 여자들도 비행 능력만 가지고 태어날 법한데 말이야. 오히려 여자들의 능력은 더욱 예측 불가능해지고 강해졌지. 더 많은 여자들의 날개가 뽑혔고…. 나는 너희를 낳았어. 날개를 뽑힌 내가, 날개 가진 아이들을.

 

 

이 부분은 지금까지 억압받고 고통 받았던 여성들이 생각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았어요.

'오히려 여자들의 능력은 더욱 예측 불가능하고 강해졌지.'
하는 문장이 가슴에 파고드는 것 같았달까요?

최근 이슈들에 대입해도 너무 딱 맞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무리 억압하려들어도 더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여성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함께 연대하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더더 커졌습니다!!!

 

 

 

아홉수 가위

스물 아홉이 된 주인공이 안좋은 일들을 연이어 경험하게 되고,

결국 죽음을 결심하고는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계시던 집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 집에 살고있던 귀신을 만나게 되는데... 

 

 

어린 게 왜 홧병이 나. 뭘 그렇게 속으로 삭였어. 왜 너까지 그래. 아서라. 참지 마. 싫은 게 있으면 싫다고 해. 상대방에게 말해도 돼. 참고 참아서 죽은 여자들이 이 땅 아래 이미 너무 많아. 저 우물 안에도 한 명 있지 않으냐. 그러니 아가, 넌 그리 하지 마라.”

 

 

 

위의 '아주 작은 날갯짓을 너에게 줄게' 에서도 나왔지만

과거와 현재의 여성들에 대한 얘기를 하는 장면이 슬프면서도 정말 좋았어요.

예전 시대를 살았던 여성(할머니)가 이제 막 자라나는 여성(주인공)에게

"너는 그렇게 하지 마라" 라고 말해주는 부분이... 눈물 날것만 같았어요

 

 

그런데 한 사흘 전부터 또 가위 눌림이 시작되더라고. 그 귀신이 나와서는 사람 좀 구해 달라고. 우리 애 굶어 죽는다고 우는 거야. 우는 게 더 무섭더라. 오죽하면 내가 토마토 싣고 다니면서 이 앞을 왔다 갔다 했겠어요? 가만, 귀신이 말했던 ‘우리 애’가 손님이 아니면 어쩌지? 손님. 그 집에 손님만 있는 거 맞죠?”

 

 

그리고 주인공을 도와주는 귀신이....

너무나도 다정하고 따수워서 좋았어요

귀신이 왜이렇게 다정한건데🥺🥺🥺🥺🥺🥺

 

 

 

작가의 말

아홉수를 맞으면 변곡점에 이르렀다는 생각에 심정이 복잡해지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미성년에서 성인이 되는 19살이나, 20 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29살이나,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는 39살이라거나....... 9를 지나 다시 끝자리가 0이 되는 삶의 등선을 넘을 때마다 눈앞의 저 산을 다시 넘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탈진해서 주저앉고 싶은 기분이 되는 것일지도.

 

 

 

작가의 말까지 마음이 너무 따수워지는 책이었답니다!

아홉수를 우리는 삼재가 낀다느니, 조심해야한다느니 하는데

그런 마음을 또 따뜻한 말로 짚어주는것만 같아서.....

🥺🥺🥺 읽는 내내 이런 상태로 읽었답니다

 

 

 


 

 

소운 「다정한 건 오래 머무르고」

 

 

완독!

★★★☆☆

 

밀리의 서재에 갑자기 떠서 보게 되었는데요 

막.. 별로도 아니고? 근데 또 너무 좋아!! 이런 느낌도 아닌

적당히 잔잔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어요

 

 

읽기 전에 후기를 먼저 찾아봤는데....

저도 그 후기와 동일하게,, 연애를 연상시키는 부분들은 그닥 흥미가 있진 않더라구요

 

 

 

그 때, 마주한 다정한 마음들을 차곡차곡 모아뒀다가 나중에 어둠 속 서랍에서 언제든 꺼내보면 좋겠다 싶었어요. 이 사람들 덕분에 내 일상이 꽤 근사해졌거든요. 알리고 싶었어요.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닿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다정해졌으면 좋겠단 마음으로 냈어요.

 

 

 

 

이 두가지 부분은, 보자마자 나를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준 친구들이 떠올랐어요

지금도 좀 그렇긴 하지만...

과거에 저는 조금더 날이 서있고 사나운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면서~

친구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들을 받으면서 성향도 그렇고 저 자신이 많이 바뀐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책의 문장대로, 이 친구들의 시간에 내가 들어갈 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하고 즐거운 일인지 몰라요!

 

 

 

 


 

 

강민영 「전력 질주」

 

완독!

★★★☆☆

 

 

또 무슨책을 읽지...

하고 하이에나처럼 크레마클럽을 헤매다가 담아둔 책 중 한권을 골랐어요

일단... 10월부터 계속 수영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표지가 수영장인거에요!

궁금하잖아요,,,, 헤헷

 

 

그런데 다 읽고 표지를 다시 보니,,, 

묘~한 감정이 드네요

 

 

이상기후로 그치지 않는 비가 내리는 어느날,

수영을 하는 진과 달리기를 하는 설은 각자의 삶과 이상기후에 갑갑함을 느끼며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새로 생긴 큰 규모의 스포츠 센터에 간다.

그런데 갑자기 센터가 무너지면서 아래서부터 흙탕물이 뒤덮기 시작하는데,,,

 

 

 

진은 무언가를 특별히 좋아하거나, 이게 아니면 안된다는 끌림을 안은 채로 살아 본 적이 없었다. 진은 늘 중간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위치에 있는 자신에 대해 한탄하지 않았다.

 

 

 

근데 대부분의 일반적인 사람들이 이런 기분으로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한 부분이었어요.

일단 나조차도 내가 진짜 잘하는게 무엇인지 모르겠으니 말이에요

 

 

 

진은 걸음을 멈추고, 설을 바라봤다. 아무렇지 않게 ‘무섭다’고 말을 하는 설이 신기했다. 진은 달리기에 대한 트라우마를 계속 가지고 살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다른 사람 앞에서 그 이야기를 꺼내 본 적이 없었다. 피하고 싶고, 말하기 싫은, 그런데 내색은 할 수 없는 그런 것.

 

 

ㅜㅜ

진과 설이 함께하면서 서로 도우며 탈출하는데,,,

설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일이 일어나고,,,,,,,,

이때가 제일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우리는 남들을 바라볼때 저사람은 어떻게 저걸 잘하지? 너무 대단한것 같아🥺🥺

하면서 보는 경향이 있지만

그 사람은 또 본인 나름대로의 약한 부분이 있는거잖아요

그걸 새삼스럽게 느끼게 해준 장면이어서.... 인덱스를 붙였답니다

 

 

 

 

작가의 말

 

갑자기 재앙과 재난이 도래한다 할지다로 그 누구도 혼자가 아님을, 손과 등을 잡아주고 일으켜 세워 주는 누군가가 있음을 실감하면 안심하고 한 발 가까스로 내딛는, 그런 순간에 대한 연속적인 생각이 이 소설을 만들어 두었다.

 

 

달리기엔 여전히 젬병이지만, 잘하든 못하든 첫발과 첫 시작이 중요하다고 여전히 생각한다. 그렇게 힘을 내고 있거나 힘을 내기 위해 대기 중인, 세상 모든 ‘움직이는 여자들’을 응원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대항해야 하는 무언가를 바라보며,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정말 책을 다 읽고 작가의 말을 읽는게 너무 두근거려요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써내려갔는지,

앞으로도 어떤 태도로 삶을 이어나갈 것인지 이런 부분들이 담겨있잖아요?

여성들이 힘을 합치는 이야기가 좋아,,,,,

 

 


 

 

박서련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완독!

★★★☆☆

 

그리고!! 사람들이 재밌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본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입니다🎵

 

 

아니 근데 마법소녀라면서요...

마법소녀가 왜 카드값에 허덕이는건데요......

 

 

너무 제모습같아서...약간 주인공을 제대로 마주보는게 힘들었어요

전 진짜 심각한 회피성 성향을 가졌으니까요..★☆

 

 

 

박서련 작가의 작품을 아직 쓰지 않은 12월 독서까지 3권을 읽었는데,,,

서로 다 다른 이야기였음에도 모두 다 잘 읽히고

금방 박서련 작가님이 꾸려놓은 세계에 확 빠져드는 것 같았어요

 

 

 

용기에 대해서라면 나는 마치…… 다 쓴 치약 튜브 같았다. 몸과 마음 구석구석에 아주 조금씩 남아 있는 것들을 쥐어짜내지 않으면, 중요한 말을 입 밖으로 내보낼 수 없는, 애써 쥐어짜낸 것조차도 퐁, 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나가 칫솔 대신 세면대에 떨어져 낭비되어버리는.

 

 

진짜 표현을 잘한다....

하고 감탄하면서 읽었던 부분이었어요

무슨 마음인지 너무 확 이해가 되는 것이여요...

 

 

“마법소녀가 생겨나는 이유는 그 사람에게 그 힘이 가장 필요했기 때문이니까.
거꾸로 말하면, 각성 직전의 마법소녀란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존재.”

 

 

 

 

“지금 몇시죠?”
“열시 조금 넘었어요. 왜요?”
맥이 탁 풀려서 헛웃음이 나왔다.
“출근해야 했는데 망했네요.”
아로아는 내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흔한 얘기인걸요, 세계를 구하고 본인은 망하는 거.”

 

 

하 맨 마지막 장면까지 너무 마음에 들었답니다!!

흔한 히어로물의 마지막 같잖아요 ><

마법소녀 복직합니다가 더더 기대되는...🥺🥺

 

 

 

 


 

 

이렇게 11월 독서가 끝나갑니다,,,

이미 12월이 절반 이상 지나버렸는데 12월 독서결산은 또 언제할지..

 

 

 

정말 햄들지만 그래도 이겨낼게요

아자뵤~~

myo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