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독서 ; 위저드 베이커리, 스노볼 드라이브, 마르타의 일 등
2025. 1. 15.

 
 

 
 
12월도 이렇게 완료되었어요~~! 
25년도 훌쩍 다가왔네요
 
 
 


 
 
 

구병모 「위저드 베이커리」

 
 
완독!
★★★☆☆
 
 
우선 이전부터 궁금했던 책이었어요!
청소년 도서인데도 불구하고......학교다닐때 읽거나 빌린 책들을 보면....
몽실언니, 모모, 도가니, 갈릴레이죽이기, 완득이 이런거만 빌려읽었어요
(중간에 뭔가 수상한게 껴있는데?)
 
아무튼 궁금해서 중고서점에서 구매해두고 방치하고 있다가 (...)
독서모임에서 얘기가 나와서! (제가 얘기함)
아주 좋은 기회로 읽게되었습니다
 
 
약간... 당황스러웠던점은 말이죠
어쨌든 청소년 소설인데 꽤나 수위가 높다고 해야할까요?
가정 내에서 아이를 학대하는 모습이 너무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정신적 고통..)
 
 

그런 마음을 먹을 만큼 나는 엄마의 빈자리를 안타까워해 본 적이 없었고, 그런 귀찮은 행위를 할 만큼 아버지와의 관계가 돈독하지도 않았다. 사람은 자기가 애당초 가져본 적이 없거나 너무 일찍 빼앗긴 것에 대해서는 미련을 품지 않는다.

 
 


이 부분이 너무 슬펐어요
심지어 주인공이 미성년자인데 어렸을때부터 이런 감정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부터가 마음이 안좋은거에요🥺
어딜가나 소외당하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요,,,
하필 이 작품을 '꼬꼬무 - 아무도 몰랐다' 편을 보고 난 후에 읽어서 더 읽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도플갱어 피낭씨에
주문에 따라 이걸 먹고 잠들면 다음 날 내가 가기 싫었던 학교나 회사에 또 하나의 내가 대신 가줍니다. 맘 편히 집에 있거나 땡땡이를 치세요. 단 정말로 도플갱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보면 절대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둘을 동시에 발견하거나 둘의 눈이 마주치면 둘 중 하나가 영원히 사라져버릴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겠어요?

 
 
이건!!!
제가 너무 필요하다 생각해서 인덱스를 붙였어요
씁.. 하... 진짜 필요한데.. 어디없나...
 

“그래도 안 돼. 자기 문제는 자기가 알아서 부딪칠 것. 운 좋으면 해결될 수도 있고 더 나빠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일시적으로 숨겨준 건 그래도 단골손님이었기 때문이지 딴 뜻은 없어. 지금 숨으면 앞으로 다른 일이 생겨도 몸을 피하려고만 할걸.”

 
 
마법사의 말이었는데 이 책이 주고싶은 메시지를 관통하는 대사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요
결국 본인에게 처해진 상황은 스스로 견뎌내야만 나아질 수 있다는 의미잖아요
 
 
 
 
작가의 말
 

상처가 나면 난 대로, 돌아갈 곳이 없으면 없는대로. 사이가 틀어지면 틀어진 대로.
그렇게 흘러가는 삶을, 단지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이 실은 더 많을 터다.

 
 
 


 
 

조예은 「칵테일, 러브, 좀비」

 
 
완독!
★★★★☆
 
 

유명한 칵테일 러브 좀비!
사실 사다두고 방치하다가... 22년도에 한번 펼쳤는데요
잘 모르겠는거에요.....
그래서 또 덮었다가ㅎ
이번에 다시 읽었는데 꽤나 좋았어요🎵

 

 

좋았던 단편을 꼽아보자면,,,
표제작인 <칵테일, 러브, 좀비>와 화제의 작품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를 선택할래요

 

 

<칵테일, 러브, 좀비>는 어느날 좀비가 되어버린 아빠와 그걸 바라보는 가족들의 이야기였는데요
우선,,, 좀비가 된 아빠가 죽어서도 밥줘.... 하고 있다는게 깝깝하면서도,,
좀비가 되어서도 생전의 생활 패턴을 반복한다 라는 설정이 너무 좋았어요ㅋㅋ
 
 

주연은 자신에게 가족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했다. 아빠를 사랑했나? 사랑했다. 하지만 사랑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엄마를 함부로 대하고 고집불통이고 자기 이야기만 맞다고 주장하는 그가 꼴 보기 싫었던 적도 많았다.

 
 
그리고 이 부분도 묘한 마음이 들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저도 평소에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와 함께 가족이란 대체 뭘까, 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부분이었어요
 

 

빌어먹을 양반, 끝까지 자식 새끼한테 민폐나 끼치고.”
모든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탕, 소리와 함께 썩은 피 냄새가 코를 훑었다.

 
 

엄마의 한바디도 너무 좋았어요!!!!!!
처음에는 '네 아빠 없이 어떻게 살아가'냐고 하면서 막막하기도 하고, 허망하기도 한 감정을 가진채
딸 주연에게 기대는 태도를 보여준다고 생각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는 망설이던 주연 대신에 좀비를 처리(?)하죠.

 

 

“다 끝났어, 엄마.”
그러자 엄마가 고개를 들어 주연을 마주 봤다. 엄마의 눈에 전에 없던 빛이 돌았다.
“아니, 아직 안 끝났다.”
엄마가 그물망을 꽉 움켜쥐며 답했다.
“네가 살아야 끝나.”

 

 

 

그 뒤로 주연에게 하는 말까지,,,
엄마가 더 단단해진 마음을 갖게 된것 같아서 희열이 느껴지기까지 했어요


 

가위바위보도 삼세판인 것처럼, 기회는 딱 세 번이야.
과거로 돌아갈 수 있어. 후회했던 선택을 바꿀 수도 있어.
하지만 결과는 어찌 될지 몰라. 모든 것이 바뀔 수도 있지만 바뀌지 않을 수도 있지.
네가 선택해. 시간을 되돌려 줄까?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는 타임 루프 관련 소재가 들어가있어서 너무 좋았던 단편 중 하나에요!
또 이런 소재를 너무너무 사랑하는지라...ㅎ
하지만 결국엔 비극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시간을 돌려준 존재가 원망스럽게 느껴지죠..


그와는 또 독서모임에서도 얘기를 나눴던 부분인데
위저드 베이커리나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같은 작품들은,,,
가상의 활자 안에서만 일어나고 끝! 할 법한 얘기가 아니라
가정폭력을 행하는 사람, 스토킹을 하는 사람(뭐 실체는 다른 존재였지만) 등의 캐릭터들이
우리 현실에도 충분히 있을법한 사람들이라는게 답답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아요.

(비슷한 결이 아니라 추가하지 못했지만 마르타의 일도 있음!!!)


책을 덮으면 이 가상의 세계와 현실이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이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마음이 든다는게..
그래서인지 책을 덮어도 입이 쓰다는 기분을 느끼게 되네요
 
 
 


 
 
 

김애란 「이중 하나는 거짓말」

 
완독!
★★★☆☆
 
 

이건 기존 독서모임 pick! 책이었습니다
나라 사정으로 인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다는게 아쉽긴 했지만...ㅜㅜ


사실 김애란 작가님은... 좋은데!!!! 마냥 좋아😍 하는 태도로 책을 읽게되는건 아닌거같아요
이건 아무래도 제가 <비행운>과 <바깥은 여름> 을 한번에 읽었던 탓도 있겠죠

 


 

- 그래? 넌 이야기가 왜 좋은데?
- 끝이…… 있어서?
- 난 시작이 있어서 좋거든. 이야기는 늘 시작되잖아.

 
 


지우와 소리의 대화 중 한 부분이었는데 각자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럴수도 있겠다 하는 마음이 들어서
짠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제 자리에서 할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는 아이들이 대견하기도 하고
묘한 감정을 느낀거같아요.


나는 이야기의 어떤부분을 좋아하냐, 라고 한다면
저는 '끝이 있어서' 라는 것에 더 마음이 끌려요
제 성향도 이런 마음에 포함이 되어 있겠죠?

 


 

그런데 채운은 지금 무서운 이야기 속에 갇혀 있는 모양이라고, 거기서 잘 빠져나오도록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리는 곧 채운과 만날 예정이었고, 그건 하나의 비밀이 다른 비밀을 돕는다는 뜻이었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라면,
아이들이 서로 얽히면서 아슬아슬 하면서도 서로를 돕는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어요

'하나의 비밀이 다른 비밀을 돕는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이 문장이 좋은 것 같아요


 

작가의 말
 

삶은 가차없고 우리에게 계속 상처를 입힐 테지만 그림에도 우리 모두 마지막에 좋은 이야기를 남기고, 의미 있는 이야기 속에 머물다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노력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건 마지막 작가의 말이었어요!
삶을 담은 문장 같았달까?

그래서인지 본문에서

 

 

'하지만 삶은 이야기와 다를 테지. 언제고 성큼 다가와 우리의 뺨을 때릴 준비가 돼 있을 테지.
종이는 찢어지고 연필을 빼앗기는 일도 허다하겠지.'

 

 

위와 같이 얘기하는 장면이 좋았어요
너무 얼토당토 않는다는 느낌을 주는게 아니라 각자의 상실을 가진 아이들에게 꽤나 현실적인 삶에 대해 얘기하는것 같아서!
 

 


 
 
 

조예은 「스노볼 드라이브」

 
완독!
★★★★☆
 

 

다음은 미루고 미루던 스노볼 드라이브! 입니다

아쉬운건 말이죠,,,,, 조금만 더 일찍 펼칠걸... 하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면 눈이 한창 내릴때에 '유령의 마음으로'를 읽었기 때문에.... 

제일 많이 내리던 시기에 읽었으면 더 좋았을거같다ㅜㅜ 하는 생각을 했던 책입니다


 

진짜 세상이 망하길 바랐던 건 아니다. 나는 그냥, 아무런 고통도 감정도 없이 눈 깜짝하는 사이에 모두가 깨끗이 사라지는, 그런 종말을 원했던 건데.

 

최악의 최악을 상상하며 심장을 미리 단련해 놓으면 막상 실제로 뭔가 닥쳤을 때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다.

 

모두들 조금이라도 덜 우울하고 싶었고, 덜 피곤하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일상을 즐겁게 해 줄 것이 필요했다. 작업을 손에 익힌 뒤부터 우리는 나름의 유희를 찾아내며 사소한 것에도 크게 웃었다. 시간은 흘렀으나 우리 대부분의 성장은 가짜 눈이 내리기 시작한 그 시절에 멈춰 있었다. 직원들은 어른의 얼굴을 하고 애처럼 웃곤 했다.

 
 

 

이런 부분들은,, 평소에 제가 자주 하는 생각들과 비슷해서 인덱스들을 붙였어요
가끔 부정적잉ㄴ 생각으로 똘똘 뭉칠때, 그냥 확 종말이나 해버리라지. 할때가 있는데
사실 종말이라는 것은 어느날 갑자기 오는 것보다 서서히 정신차려보면 종말에 가까이 와있을거라는게
참 무섭기도 하고,,, 이런 종말을 원하는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두번째는,,, 제가 자주 하는 생각이에요!
생각을 매일매일 하고 있지만,,, MBTI 검사하면 S가 나오는 이유.
바로바로 겁나 현실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들의 대부분이 내가 어떤 행위를 하고있을때 가장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는거에요
그러다보면,,,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은 그정도는 아니구나! 하는 마음에 안도하게 되는 거죠

 

 

 

나는 너도 내 조카도 그냥…… 좀 생각 없이 살았으면 좋겠어. 생각 많이 해 봤자 뭐 해? 이렇게 이상하게 굴러가는 세상에. 우울하기나 하지. 안 그래?”

 

 

 

모루의 이모가 이월이에게 해주는 말이 너무 좋았어요!!!!
정말 다정한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생각 없이 사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이런 소리는 아주 독이나 마찬가지지만..)

 


 
작가의 말

이월의 이름은 입춘이 든 달에서 따왔습니다.
모루의 옆에 타고 있는 것은 봄이니, 설원을 달리는 과정이 많이 춥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너무 좋으면서 읽자마자 멍-해졌던 스노볼 드라이브 작가의 말입니다.... 

정말 너무 좋았어요🥺🥺🥺🥺
눈으로 뒤덮인 세상을 드라이브 하지만
모루의 곁에 있는건 이월(Feb)이라니!!!!!
눈 오는날 다시 한번 읽고 싶은 책~~
 

 


 
 
 

박서련 「마르타의 일」

 
 
완독!
★★★☆☆
 

 

독서모임 책을 한달에 몇권 읽는거에요?
이번에는 어쩌다보니 2주에 2권 읽기로 했던 날도 있어서 더 많은것 같아요..;;
아무튼!! 추리 소설이라고 해서 너무 궁금했는데 go 해볼게요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는데 내가 불운하다고 말하는 건 웃기는 일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나는 계속 살아야 하고, 나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보상받을 수 없는 손해는 구덩이처럼 남아 있다. 막막하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동생이 죽었는데 꼭 그런 식으로 말해야겠니?”
그럼 어떤 식으로 말해야 하는 걸까? 진지하게 묻고 싶었다. 그럼 달리 무엇을 궁금해해야 하는 거지? 엄마랑 아빠는 이런 걸 알고 싶지 않은 걸까? 예쁘고 착한 당신들의 둘째 딸이 어떻게 해서 죽었는지 같은 걸, 정말로, 전혀 생각하고 싶지 않은 건가?

 
 

 

읽는 내내 수아가 동생 경아의 죽음을 바라보는 태도가 너무 신파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되게 새롭게 다가왔어요
자기의 목표를 위해 계획에 맞춰 움직이면서도, 경아의 흔적을 따라가는 일 또한 놓지 않죠
수아의 약간은 시니컬한 듯한 차가운 열정이 나는 절대로 닿지 못할 무언가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니까 원하는 바를 이루어내는거겠지? 라는 생각도 드네요

 

 

익명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마르타도 될 수 없었다. 나로 말하자면 신앙은 고사하고, 사람에 대한 믿음조차 거의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르타였다. 경아가 마리아라면 나는 마르타가 되어야 했다. 그다지도 그 애를 사랑했다.

 
 

 

가족이란게 항상 사랑할수만은 없기에 다투기도 했지만(성향상 다퉜다기 보다는,,, 수아가 화를 낸거겠죠)
그래도 수아는 경아를 본인이 가진 온도로 사랑한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경아가 언니에 대해 이준서(썅놈새끼)에게 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그것도 이준서의 입을 통해! 들었을때 얼마나 기분이 참담했을지가 느껴지기도 해서...
안타까움이 많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너 시험 끝나면…… 다 끝나면…….”
언니는 이 한마디를 정말 천천히, 조금 떨면서 했다.
“나랑 영화 보러 갈래?”
그 말을 듣고 나는 울었다. 눈물은 늘 설명하기 힘든 이유로, 통제할 수 없는 순간에 쏟아진다.

 

 

 

그리고 이 정신이 나갈 것 같은 머리 아픈 상황속에 한줄기의 빛과 같은 '언니'의 등장이란...
정말 너무 좋앗어요,,,, 거침없이 플러팅하는 것도 너무 좋았고,,,,,
사실 처음에 남자인줄 알고(편견을 버려야지) 왜이렇게 들이대냐면서 화냈어요
수아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좋은 캐릭터였어요

 

 

 

그러니까 나는 거의…… 행복했다. 그 모든 일들에도 불구하고. 내가 행복하다는 사실에 치가 떨릴 때도 있었다. 굳이 그 행복을 반납하려 애쓰지는 않으면서도 그랬다.

 

 

 

모든 일이 다 끝나고 수아가 얘기하는 행복에 대한 부분도 좋았어요
사실,,, 온전히 행복할 수 있을까요?
내 스스로가 약해지고 상처입기 좋은 상태가 되면 그때의 기억이 다시 파도처럼 밀려와서 수아를 괴롭히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행복을 느끼고 행복해하는 내 모습에 우습다가도, 그 행복을 쥐고 있는 수아가 좋았어요!!!! 
 
 


 
 
 

청예 「라스트 젤리 샷」

 
완독!
★★★★☆
 
 

궁금했던 라스트 젤리 샷!!
또 독서모임 책이었어요
독서모임 진짜 열심히 달렸네;;;

이전에 오렌지와 빵칼을 읽었던지라 라스트 젤리 샷이 너무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더 좋았어요!!

 

 

 

 

예술은 노동임에도 불구하고 종사자들이 인봇을 썩 원하지 않기에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었다. 초지능은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창작만큼은 기계로 대체 당하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의 욕구가 점철돼 있었다. 속내야 어찌 됐든, 보이지 않는 세계를 그려내는 일만큼은 사람이 인봇보다 절대적으로 우수하다는 믿음이 통용됐다.
 
기계의 예술화라거나 예술의 기계화라거나. 폴로는 그런 말은 머나먼 곳에만 존재하는 다툼이길 바랐다. 자신의 꿈을 침범하는 건 허용하고 싶지 않았다. 턱 끝까지 쫓아온, 그것도 비인간 따위에게 가장 소중한 걸 내어줄 순 없었다.

 

 

 

 

 

제일 인상적인 부분을 꼽으라면,,,
바로 엑스 이야기가 펼쳐지는 첫 파트가 아닐까 싶어요



인덱스를 붙였던 부분들은 요즘 민감한 이슈인 AI에 대해서 생각해보게끔 만들어요!
로봇과 인공지능이 있어서 정말 많은 발전과 편안함을 얻었지만,
그와 별개로 우리는 수많은 일들을 안하게 되고, 일자리들이 사라지기도 했잖아요?
사실 제가 학생일때도 인공지능이 대체할 직업군에 대한 내용을 많이 얘기하곤 했는데
그때도 예술 분야는 대체가 안될 것이다! 라는 의견들이 꽤나 있었단 말이죠


하지만 실제로 AI는 생각보다 많은 곳에 스며들었고,
저만해도 AI가 그린 그림이라거나, AI를 통해 목소리를 입혀서 다른사람의 노래를 하는걸 듣는다거나!
하는 것들을 많이 봤기때문에,,,, 더 씁쓸해지는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 세계를 그려내는 일만큼은 사람이 인봇보다 절대적으로 우수하다는 믿음이 통용됐다.'
이부분은 현재 우리의 현실을 떠올리면서 정말 그럴까?
이건 그럴거라고 믿고싶은 인간들의 마음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돌아본 아내의 눈썹이 팔자로 휘었다. 그녀는 수에게서 받은 부적을 꼭 쥐고선 그 손을 가슴팍에 얹었다.
“우리 마음을 모욕하지 마세요.”

 

 

그리고 두번째, 데우스 파트는..... 약간 화가 난 채로 본거같아요
아무래도 데우스가 '지능의 신'이다 보니 자꾸 수를 가르치려드는 것 같은 태도가.....
답답하면서,,, 세남매를 만들어낸 갈라테아의 성향이 드러나는 것 같으면서...
복잡한 마음이 교차되더라고요.


데우스 파트도 너무 너무 흥미로웠어요!!!!!!
엑스가 노동 인봇이 '창작'노동을 하게될 때의 얘기라면,
데우스는 지능,논리와는 대척점에 있는 무속신앙과 부딪히잖아요??
이 부분이 너무너무... 흥미로워요....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제 초지능에는 당신의 주장이 존재한 적이 아예 없습니다.
설령 당신의 말이 맞는다고 해도 저는 제가 옳고 당신이 그르다고 판단합니다.”
“왜지?”
“당신의 조상이 말했습니다. 유일한 선은 앎이요, 악은 무지다.
기록된 사실을 더 많이 아는 나는 선하고 그렇지 않은 당신은 나보다 악합니다.”

 

 

 

 

하지만!!!!!! 데우스가 너무 화나게 하잖아요.....
약간 맨스플레인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맨스플레인과의 다른점은 데우스는 인간과는 비교할수 없는 지능을 갖고 있잖아요?

 

 

아무튼,, 이부분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이런거였어요
결국 인봇조차도 인간이 만든 존재인 것인데, 인간은 전지하지도 전능하지도 못한 존재 아닌가?
그런 존재가 만든 피조물은 편향적인 사고를 가질 수 밖에 없지 않나,
그런 존재가 본인이 '선'이라고 주장한다니... 하는 생각?
그리고 결국에는 데우스가 알고있는 선의 기준조차도 갖고 있는 지식을 기준으로 말하는 거잖아요...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피고, 그것은 궤변입니다. 수보살의 다른 육체는 모두 인간의 것이지 않습니까?”
“그럼 데우스에게도 제 머리칼이 이식돼 있으니 데우스도 인간이겠네요. 인간의 육체를 일부 가졌잖아요!”
“허무맹랑한 주장입니다.”
“왜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인간인가요? 인봇에게 이리도 야박한 윤리를 강요하는 인간들이라면, 적어도 우리만큼은 순도 100퍼센트 인간의 육체를 유지해야 하지 않아요? 당신의 논리라면 인간의 신체를 모두 인봇의 것으로 교체해도 그자는 인간인가요?”

 

 

갈라테아가 정말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문젯거리를 던지죠
우리는 어디까지가 인간이고 어디부터는 인간이 아닐 수 있냐,
아무래도 인간이라는 존재는 디지털과 같이 이분법적인 존재가 아니니까 선을 긋기 힘들고 계속해서 토론거리를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날로그가 더 흥미진진할지도..?

그래서인지 저 질문에는 물음표로 끝나는 질문들만 답하게 되는것 같아요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다니,,,

게다가 결국엔 아키스의 뇌를 인봇의 것으로 교체했다는 문구까지 나오다보니
정말 인간이란 어떤 존재를 인간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하게 되네요

 

 

아노가 말한 ‘가족’에 결국 인봇은 없었다. 마키나는 가족처럼 인봇을 생각해 주겠다는 아노의 마음이 위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정말로 가족으로 대했다면 고작 아들의 손바닥 살이 까진 것 가지고 원망하진 않았을 거다. 오히려 더 크게 다친 마키나를 감쌌으리라.

 

 

 

 

그리고 제일 억울하고 속상하고 슬펐던건 마지막 마키나 이야기였어요
너무 슬퍼 진짜 !!!!!!
처음에 가족처럼 대하라는 식으로 하지를 말던가!!!!!!

친구들이랑 마키나 얘기하면서 엄청 흥분했던 기억이,,,
그런데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등장인물때문에 흥분하는것마저 너무 인간의 독특한 특성이라 신기했어요

 

 

 

작가의 말

신기하지 않나요? 채우고자 하면 텅 비어요. 하지만 비우고자 하면 채워져요.
결국 무게 추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많은 게 바뀐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만약 엑스가 폴로의 두려움을 이해하고, 데우스가 수의 사명감을 존중하고, 마키나가 아노의 편애를 수용한다면 결말은 달라졌을 거예요. 때때로 소중한 것은 부끄러움이 많아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숨거든요.

 

 


 
 

 

최태성「다시, 역사의 쓸모」


 
 
완독!
★★★★☆
 
 
마지막 책입니다!
스마트도서관에서 빌려서 우연히 펼쳤는데,,,,
너무 좋아서 밑줄을 오천개씩 쭉쭉 긋고싶은거에요
고민하다가 결국 아예 소장하기로 결심해서 사온 책입니다
우하하


 

 

 

 

우선 들어가는 말 부터 너무 좋았어요!!!
진짜 처음 읽었을때 드는 짜릿한 감정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 같아요
우선 제일 좋았던건,,,, 시국이랑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들어가는 글을 읽으면서 계속,, 이거 7월에 나온 책 맞아? 방금 따끈따끈하게 나온거 아냐??
하면서 읽었답니다,,,

 

 

 

과거의 위인을 기리고 존경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지만, 전혀 다른 시대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 시대에는 그 시대의 과제가 있었듯 우리 시대에는 우리 시대의 과제가 있어요. 우리는 이 과제를 풀어나가면 됩니다. 무엇보다 역사를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 같은 우리도 분명 역사에 깊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부분은 무한도전의 '위대한 유산' 편에서 얘기하던 설민석쌤의 이야기도 떠올랐던 부분이었어요.
요즘 애들은 그 시절이 얼마나 힘든 줄 모르고,,, 쯧쯧 할 때도 있지만
과거의 위인들 또한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국민들이었다고,
나라가 어려울때 행동으로 옮기는건 지금 시대의 사람들도 해낼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었는데요

그 이야기의 연장선으로 최태성쌤이 얘기해주는 것만 같았어요.
그때의 할일이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자리에서 각자 할일을 해내면 된다고!

 

 

장 발장이 노래하는 것이 다름 아닌 희망이라는 것이 강하게 느껴졌거든요. 6월 혁명은 실패로 끝났지만, 절망 하지 마라. 우리의 목표, 그리고 꿈은 이루어진다. 이런 메시지가 가슴에 와 박혔어요. 가사 하나하나가 가슴을 울렸지요.

 

 

그리고 이부분!!
너무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되는 문장이었어요

왜냐면,,, 12.3 사태 이후에 현 시국이 자꾸 떠오르는 것이여요,,,
시위 나갔을때도 뮤지컬 배우 팀들이 와서 레미제라블의 넘버를 부르기도 해서,,더더욱🥺🥺🥺
당장 오늘이 아니더라도 꼭 우리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염원이 느껴져서 감정에 북받친 채 읽은 것 같아요

 

 

우리도 깨끗한 곳에 있을 때는 쓰레기 하나도 함부로 버리지 않지만 어딘가 어수선한 곳에 있으면 긴장을 놓게 되잖아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혼탁한 세상에 휩쓸려 살기를 택한 사람이 많았다면 일제강점기라는 어둠 속에서 우리 민족은 희망의 빛을 품지 못했을 것입니다.

 

 

표현들도 다 너무 좋았어요!!
깨끗한건 더럽히기 망설여지지만 이미 더러운 건 에이 여기서 더 더러워지는게 티가 나겠어?
하는 마음을 진짜 갖고 살고 있다고 느껴져서 물건이 잔뜩 쌓여있는 제 방이 떠오르기도 하고,
정신없는 세상에 저항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서는 흐름을 바꾼 사람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나는 과연 휩쓸려 살지 않을 수 있을까 두려워지기도 하고
다양한 마음을 느꼈어요

 

 

이런 생각으로 친일파와 매국노를 변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라가 엉망인데 그런 선택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거지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나라가 엉망이라고 해서 자신까지 엉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다고요. 나라를 핑계 삼아 나까지 부끄럽게 사는 것은 영리한 일이 아니라 스스로를 파괴하는 일이라고 말이예요.

 

가끔은 ‘남들도 다 이렇게 살아’라는 말이 마법의 문장처럼 느껴져요. 하지만 남들이 사는 대로 사는 게 과연 나를 위한 선택일까요? 그건 자기 존엄성을 스스로 해치는 일 같아요. 그러니 계산기를 두드리기보다 그저 올바른 일을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나의 존엄을 지키는 길일 것입니다.

 

 

 

너무 멋지다!!!ㅜㅜ

 

하면서 쭉쭉 밑줄을 그어나갔던 부분도 한구절 소개할게요
흔들리고 부딪히더라도 꺾이고싶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었어요

 

 

인생은 결국 행복으로 가는 여정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무엇을 행복이라 부를 것인가와 같은 질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파트의 이 문장이 좋았어요
나의 행복은 무엇일까!
를 좀 얘기해보자면,,,

저는 작은 걸 소중히 여기고 싶어요
내 주위에 수많은 행복들이 있지만 그걸 내 발로 걷어차고 왜 나는 행복하지 않은거지?
하고 슬퍼할때가 종종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늘 밥이 유달리 맛있었다면 행복한거고, 친구랑 실없는 얘기를 하면서 깔깔거리면 행복한건데 말이에요

앞으로도 몇번의 몇번의 절망들이 (like 행빌) 우리에게 덮쳐오더라도
작고 소소하게 느낀 행복들이 내 안에 차곡 차곡 쌓여서 버틸 힘이 되어주었으면 해요

 

 

 

이렇게 12월달 책이야기도 끝!!!!
와 지금이 1월 중순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믿기질 않네요
1월 기록은 조금더 차곡차곡 쌓아올수 있도록 해볼게요

그럼 안녕!

myoskin